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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술심리치료학회 등록일시 2012-10-10 23: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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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우리는 지난 봄 프로이트를 만났었습니다. 이 가을은 융이 주인공입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라는 영예를 프로이트가 갖고 있다면 융은 최초의 예술치료사라는 그럴듯한 평가가 있으니 둘을 한 해에 만날 수 있어서 우린 매우 행복합니다.

  그런데 봄과 가을이 다르듯이 두 사람은 매우 다릅니다.
환원주의적 관점의 인과율에 입각하여 정신을 분석하려 한 프로이트, 홀리스틱한 입장에서 정신의 통합주의적 측면을 바라보고자 했던 융. 무의식 파악을 위한 실마리로 꿈에 접근했던 프로이트, 꿈 자체의 본질적 가치를 중시했던 융. 과학주의를 신봉했던 학자풍의 프로이트, 비과학적 사고의 상징개념인 동시성을 중시했던 선지자풍의 융. 합리주의자, 청교도적 기독교주의자 유럽풍의 프로이트, 영지주의자, 불교와 도교주의자적 소양을 갖고 있는 탈 유럽풍의 융. 물론 둘 다 분석하고 통합도 하지만 한 사람은 지난날을 분석하는데 치중하고 다른 사람은 덮고 새로 심어서 앞으로 나가는데 중심이 있습니다. 예리하게 분석하는 사람은 똑똑해서 실수도 적고 모범적이지만 인간적인 정은 없는 편이라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기 쉽지요. 이것저것 뒤섞어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몽환적이고 어물쩡해서 헤매며 살지만 따듯하고 나름 인간미가 있어요. 그렇다고 썩 쉬운 사람은 아니예요. 매우 대조적이지요?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었을까요. 기독교 정신, 합리주의, 도덕이 강조되었던 비엔나에서 활동했던 프로이트, 유럽에서도 귀신과 영매의 고향으로 유명한 스위스에서 태어난 융. 아마 그 출생배경의 차이도 중요한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요? 누가 좋으세요? 질문이 유치한가요? 자기를 선택해준 사람들에게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을 것 같네요. 누구? 프로이트지요. 근엄 성실의 분명한 사나이 그는 애매모호해 보였던 융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니까요. 융은요? 온갖 고통을 무릅쓰고 자기를 성실하게 사랑해주었던 연인 토니의 장례식에도 못갈 정도의 소심맨이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도 그는 어쩌지 못할 거예요. 표정으로는 다 이해한다는데요.  

  역사는 이와 유사한 대조관계를 보이는 사람들을 여럿 갖고 있습니다. 유위의 공자와 무위의 노자, 연역의 플라톤과 귀납의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러했습니다. 예수와 석가의 차이도 비슷합니다. 다름에 근거한 그들의 공존이 인류의 정신사를 풍요롭게 했듯이 프로이트와 융의 공존은 정신의학과 심리학 그리고 예술치료학의 깊이와 넓이의 토대가 됩니다. 이 사실이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자아가 약해서 직면이 어려운 음인 기질의 소심한 사람들은 융을, 양인 기질을 가진 용감한 사람들은 프로이트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용감하면서 동시에 소심하지 않나요? 아니마와 아니무스를 공유하니까요. 그러니 프로이트도 좋고 융도 좋다 그것이 정답입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주장할 것 같은 프로이트,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느냐고 볼멘소리를 되뇌일 것 같은 융 모두 맞다고 봐야지요.

  보덴호수 케스빌에는 지금 쯤 가을이 찾아들고 있을 것입니다. 융이 태어난 스위스 마을입니다. 사면이 육지인 스위스에서는 큰 호수가 바로 바다입니다. 모든 상처와 사연들을 안고 있으면서도 평안해 보이는 넓은 호수는 통합과 관조의 역량이 바다 못지않아요. 호수는 사람을 가리지 않지요.
성장과 결실의 이 가을! 여러분을 그 호수로 초대합니다. 누구든 반겨줄 거예요.
우리 같이 한번 가보시지 않을래요?  

                                                          2012년 10월 가을에 학회장 정광조가 모시는 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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